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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틀 포레스트; 공허함을 채워주는 식사같은 영화

by Aura's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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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처를 찾아가는 이야기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해 누군가 물어본다면 별거 없는데 이상하게 보고 나면 기분이 좋더라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서울로 상경해 살고 있습니다. 시험, 연애, 취업 무엇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 속에서 힘들어하며 지내게 됩니다. 끼니 해결은 항상 대충대충 하며 이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겹게 준비한 시험에 떨어지고 번 아웃을 느낀 혜원은 잠시 도시에서의 일상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일종의 도피의 느낌이기는 했었죠. 그렇게 돌아온 고향, 시골에서 한 끼 한 끼 직접 만들어 먹어가는 날들을 보내게 됩니다. 혜원의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을 만나 세 사람이 함께 지내는 모습들도 나오게 됩니다. 재하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화끈하게 사표를 던지고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반대로 은숙은 내내 시골에서만 살아오며 항상 도시로 가고 싶은 마음만 품고 지내는 인물로 나오게 됩니다.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살며 때때로 서로를 부러워하고 응원하고 이어나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모습이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입니다.
배가 고파서 왔다는 혜원은 처음 잠시 들렸다가 갈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고향 시골집에서 만의 분주함 속에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사계절을 보내는 내용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 

'리틀 포레스트'의 원작은 일본 만화로 이가라시 다이스케라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일본에서 이미 영화까지 제작된 제품을 다시 한번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약간 일본풍의 메뉴라던지 감성이 다소 섞여있는 느낌을 받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 영화판과 한국판을 비교하자면 계절의 구성부터 차이가 납니다. 일본판은 '여름과 가을, 봄과 겨울' 이렇게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되어있습니다. 한국판은 한 영화에 사계절을 모두 담아 일본판 보다는 조금 더 빠른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판의 경우엔 요리를 하는 것이 메인으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한국판보다 요리 장면과 강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판은 인간관계, 일본판은 음식과 요리 이야기가 메인 테마로 영화가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각각의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잔잔한 힐링을 원하는 분이 계시다면 두 가지 버전 모두 보시면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아가는 재미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들 알고 보면 모두 채식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또 다른 주연이 바로 음식일 것입니다. 스토리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들이 등장하는데, 유심히 보다 보면 고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국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은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음식을 채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채식이 가지는 인식을 영화의 메시지와 연결시키기 위한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채식을 하는 사람은 조금 유별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고, 선택권이 많지 않은 삶이라는 것을 채식 메뉴들로 표현하며 함축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반절 이상은 채식이라는 것에 특이점을 찾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 역시 그랬었습니다.
배춧국, 막걸리, 떡볶이, 콩국수, 오코노미야키, 크림 뷔릴레 등 많은 음식들이 등장하고 혜원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움직이며 음식을 해 먹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 속 혜원도 힐링을 받지만 지켜보는 저 역시 많은 힐링이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온전히 나의 선택을 반영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어릴 적 본인을 떠나 꿈을 찾아간다는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본인 역시 다시 돌아가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다시 돌아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시골과 도시의 삶 두 가지 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것입니다. 도시에서의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빠르고 편리함을 선호하며, 시골의 삶은 느린 만큼 여유롭고 소소함을 선호하는 것이겠죠.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 걸까에 조금 더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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