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남자 ; 역대급 흥행을 이룬 사극 영화

신드롬이 일어났던 영화 왕의 남자

영화 왕의 남자는 개봉 당시 누구도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던 영화입니다. 지금도 예민하긴 했지만 2005년 개봉작임에도 동성애라는 소재와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그렇게 큰 성공 예측은 아무도 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연기파 배우로 입증이 난 배우들과 당시 신인이었던 이준기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어딜 가나 어떤 채널을 틀어도 이준기가 나오던 이준기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인기였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전에 없던 여자보다 예쁜 남자라는 캐릭터로 이준기 배우의 인기는 걷잡을 수 없었죠. 영화의 출연진은 장생 역할에 감우성 배우, 공길에 이준기 배우, 연산군 역할에 정진영 배우, 장녹수 역 강성연 배우, 김처선 역 장항선 배우, 육갑 칠득 팔복이에 유해진, 정석용, 이승훈 배우가 열연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감독은 이준익 감독이 맡았습니다.

 

연극 원작의 연산군과 광대 이야기

일반적인 사극이 왕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왕의남자는 주인공 장생과 공길의 광대 이야기를 많이 그려줍니다. 
영화는 연극 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내용은 좀 각색되어 원작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영화 속 장생과 공길은 앞서 언급했듯이 광대입니다. 풍자극과 줄타기가 특기이죠. 그러나 원래 소속되어 있던 광대패의 꼭두(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다른 광대들의 노고를 푸대접하는 한편 공길의 수려한 외모를 눈여겨보는 양반들에게 일종의 성상납을 시는 식으로 밥을 법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장생은 공길을 데리고 도망을 가게 됩니다. 도망치던 중에 공길이 위험에 빠진 장생을 구하려나 꼭두를 죽이게 되고, 그 충격에 휩싸여 계속 반쯤 넋이 나간 공길을 장생이 맹인 연극을 하며 달래주게 됩니다. 그렇게 연극을 하던 장생이 공길에게 한양으로 가서 큰 판을 벌리자는 이야기를 하고 그들은 한양으로 떠나게 됩니다. 
한양에 도착한 둘은 저잣거리의 광대판에 재주를 부리며 참여하게 되고 이를 통해 다른 광대인 육갑, 칠득, 팔복이 와 알게 됩니다. 그들은 함께 왕과 후궁을 가지고 노는 광대극을 벌이게 되고, 인기가 많아지게 되자 이를 지켜보던 환관 김처선에게 들켜 왕 모욕죄로 의금부에 잡혀가 매질을 당하게 됩니다. 매질을 당하다 장생은 우리가 왕을 웃긴다면 모욕이 아니라는 발언을 하며 왕 앞에서 광대극을 펼치게 해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매질을 당하다 죽느냐 광대극을 해보고 실패해 죽느냐의 마음으로 말하게 되고, 왕 앞에서 풍자극을 벌이게 됩니다. 벌벌 떨며 광대극을 진행하게 되고 공길의 애드리브 덕분에 연산군이 웃음을 짓게 되며 모두 살게 됩니다. 그리고 만족한 연산군이 광대들을 궁에 두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즐길 수 있도록 하게끔 명령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연산군은 공길을 따로 방으로 불러 인형극을 보며 순수하게 놀이를 하며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를 지켜보는 장생은 이전에 양반집에 몸을 팔 수밖에 없던 모습이 떠올라 불편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갈등이 시작되며 영화는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갑니다. 

 

 

왕의 남자 결말

영화의 후반부 장생은 공길을 위해 본인이 누명을 대신 뒤집어씁니다. 고문을 당하고 후에 공길에 연산군에게 결국 눈을 멀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연산군은 연회를 열게 되고 연회에서 공길과 장생이 마주 보고 줄타기를 하게 됩니다. 줄을 타는 순간 연산군을 폐위하기 위해 군사들이 들이닥치게 됩니다. 그리고 눈이 먼 장생과 그를 슬프게 바라보는 공길이 동시에 줄에 타 달려가 하늘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이때 장생이 들고 있던 부채를 던지게 됩니다. 줄타기를 할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부채를 놓는 모습이 삶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연산군과 장녹수, 공길과 장생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뒷부분은 나오지 않지만 결국 새드 앤딩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장생의 부채라 여겨집니다. 

글 초반에 영화의 성공 여부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를 입증해줄 만한 수치가 바로 스크린 수입니다. 왕의 남자의 관객수는 1200만이 넘었지만, 상영했던 스크린 수는 역대 흥행 영화 중에 가장 작은 313개입니다. 이전에 글을 썼던 극한직업의 스크린 수가 무려 1978개라고 하니 예상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왕의 남자의 경우 재차 관람을 하는 사람이 많아 더욱 특별한 케이스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왕의남자는 사실 동성애라는 코드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완전히 동성애를 표현하지 않기는 했습니다. 장생과 공길이 서로 연인 간의 애정이라기보다는 가족애의 더 가까운 느낌이었고, 연산군과 공길의 사이에서도 그저 애정결핍에 마음의 병이 있는 연산군의 집착과도 같은 애정에 더 가까웠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서사는 이준기 배우의 예쁜 외모에서 나왔겠지만 말입니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왕의 남자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음악 분위기는 어떤 사극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왕의 남자를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